“이런 소설 써줘” — 주문서가 닫히지 않는 곳
2026-08-04 · PLOT Team
독자들은 늘 부탁해왔다
세계 곳곳의 독서 문화권에 같은 제도가 이름만 다르게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머릿속에만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는 자리 — 팬픽 커뮤니티의 리퀘스트 스레드, 글 커미션, 프롬프트 교환. 러시아어권 팬덤에는 아예 '주문'이 형식으로 굳어 있고, 중화권 팬덤은 작가에게 소재를 건네는 문화가 일상을 넘어 유료 의뢰 관행으로까지 자리 잡았고, 일본어권 팬덤에는 독자적인 주문 문화가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이름은 달라도 욕망은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직 세상에 없고, 나는 그걸 읽고 싶다.
이야기 주문서에 실제로 들어 있는 것
실제 리퀘스트 글들을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독자들은 두루뭉술하게 부탁하지 않습니다.
- 관계 구도 —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무엇인지, 그 사이에 어떤 긴장이 있는지
- 트로프 — 원수에서 연인으로, 슬로번, 회귀, 두 번째 기회
- 분량과 상태 — 길게, 그리고 완결로. 연중작에 마음 주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
- 제외 조건 — 새드엔딩 금지, 절단신공 금지, 도저히 못 견디는 그 한 가지 빼기
이건 막연한 소원이 아니라 사양서입니다. 이야기를 주문해 본 독자일수록 자기 취향을 이상할 만큼 정확하게 압니다.
그런데 주문은 대부분 응답받지 못한다
주문 모델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반대편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작가에게는 작가의 취향과 시간과 생활이 있습니다. 리퀘스트 스레드에는 답변보다 부탁이 쌓이고, 커미션은 진짜 돈이 들고 몇 주를 기다립니다. 제일 어려운 경우 — 딱 내 취향을 쓰던 작가가 절필한 경우 — 는 해결책 자체가 없습니다. 주문서만 거기 남습니다.
엔진에게 주문하면
AI 인터랙티브 소설은 '부탁의 경제'를 바꿉니다. 주문창은 늘 열려 있고, 답은 몇 초 만에 오고, 너무 마이너하거나 너무 구체적이거나 같은 걸 백 번째 시키는 주문 같은 건 없습니다.
플롯(PLOT)은 정확히 이런 엔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장르만 골라도 — 로맨스판타지, 헌터물, 무협, 호러, SF 등 — 첫 장면이 써져 나옵니다. 메뉴를 건너뛰고 주문서를 직접 채워도 됩니다. 배경, 관계 구도,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그 한 장면. 거기서부터는 선택지나 자유입력으로 방향을 잡고, 엔진은 자기가 약속한 걸 기억합니다 — 앞에 심어둔 디테일이 나중에 돌아오고, 오래 이어가도 이야기가 흐름을 놓치지 않습니다.
좋은 주문서 쓰는 법
리퀘스트 스레드에서 통하던 문법이 여기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 장르 말고 구도를 말하세요. "로판"보다 "한때 흑막이었던 호위기사"가 좋은 주문입니다.
- 분위기를 입 밖에 내세요. 포근하게, 살벌하게, 느리게, 열병처럼 — 톤 단어가 줄거리 단어보다 방향을 더 세게 잡습니다.
- 제외 조건을 선언하세요. 엔진은 "새드엔딩 금지"를 진지하게 받고, 사람 작가와 달리 기분 상하지 않습니다.
- 결말까지 다 설계하진 마세요. 놀랄 자리를 남겨두세요 — 방향은 언제든 나중에 틀 수 있으니까.
머릿속의 그 이야기, 남의 주문 대기열에서 기다린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대답하는 쪽에 주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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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한테 진짜 "이런 소설 써줘"라고 하면 써주나요?
네, 그게 AI 인터랙티브 소설의 핵심입니다. 원하는 것을 설명하면 — 장르 하나든, 관계 구도든, 한 줄 설정이든 — 엔진이 첫 장면을 써냅니다. 거기서부터 선택지나 자유입력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야기가 그걸 흡수하면서 계속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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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너무 구체적이거나 마이너하면 어떡하죠?
구체적일수록 오히려 쉽습니다. "원수지간인데 우산 하나를 같이 써야 함, 슬로번, 새드엔딩 금지" 같은 주문이 "로맨스 아무거나"보다 훨씬 좋은 재료입니다. 주문서를 읽는 건 엔진뿐이라 눈치 볼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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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중간에 주문을 바꿀 수 있나요?
됩니다. 다음에 일어날 일을 직접 입력하거나 설정 변경을 선언하면 이야기가 받아서 이어집니다. 전개가 마음에 안 들면 이전 장면으로 되감아 다른 쪽으로 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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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커미션이랑은 뭐가 다른가요?
사람 작가는 필력과 자기만의 목소리를 주는 대신,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고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AI 서사 엔진은 새벽 2시에도 몇 초 만에 답하고, 같은 설정의 백 번째 변주도 처음처럼 받아줍니다. 서로 다른 도구고, 둘 다 쓰는 독자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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